[사설] 쌀값 20만원대 회복…공공비축미 방출 신중해야
[사설] 쌀값 20만원대 회복…공공비축미 방출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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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이 간만에 80㎏당 20만원대를 회복했다. 통계청은 15일 기준 산지 평균 쌀값이 80㎏에 20만1680원으로 열흘 전보다 1% 올랐다고 최근 밝혔다. 2024년 수확기에 17만원대로 떨어지며 약세를 면치 못했던 쌀값이 19개월여 만에 농민들이 기대하는 최저 마지노선까지 올라온 셈이다. 쌀값 반등은 농민들에게 희소식이다. 2024년 논벼 순수익은 10a(300평)당 27만584원으로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실의에 빠진 농가들도 적잖은 가운데 쌀값 회복은 농가에겐 숨통이 트일 만한 일이다.
쌀값이 오른 데에는 2024년 이상고온과 집중호우·병충해 등으로 10a당 벼 수량이 평년 대비 줄어든 요인 등이 있다. 한 민간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5월말 쌀시장 재고량은 지난해 동기보다든든학자금대출금리
22만1000t(25%), 전월 동기 대비해선 26만t(28%)이 각각 줄었다. 여기에다 쌀 도매 유통업체들이 쌀값 상승 기대감으로 선취매에 나선 것도 쌀값 상승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쌀값 반등 소식도 잠시, 곧이어 공공비축미 공매가 있을 것이라는 우울한 뉴스가 들린다. 정부가 ‘양곡수급안정대책 수립·시행 등에 관한 규정’을 근간
거로 쌀값이 계속 상승하면 물가 안정 차원에서 공공비축미를 방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고시에는 3순기 연속 가격이 1% 이상 오르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공비축미 방출을 허용한다. 이 규정대로라면 이달 5일 쌀값 상승률이 전 순기보다 1.9% 상승한 데다, 오는 25일에도 1% 이상을 기록하게 되면 공공비축미 공매는 기정사실예상비용
이 된다.
2024년 농업소득이 1000만원 미만으로 떨어져 어느 때보다 힘든 농가경제를 감안한다면 공공비축미 공매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 이 무렵의 공공비축미 방출은 2025년산 햅쌀 가격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8월 중하순이면 올해산 조생종 벼가 나오는 시점과 맞물리게 된다. 그동안 농민들은 생산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노후연금
농사를 지어왔다. 그 와중에 쌀값이 일시 회복됐다고 곧바로 공공비축미를 방출한다면 농민들은 정부를 믿고 어떻게 맘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겠는가. 농민들이 부득불 벼 재배에서 손을 뗀다면 현재 쌀값이 80㎏당 60만원 호가하는 일본의 농정 실패를 답습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는가.